뉴럴링크 상용화의 미래 : 컴퓨터가 뇌를 조작한다면?

 
매일 스마트폰으로 글을 쓰다 보면, 내 의도와는 다른 오타가 화면에 나타나는 순간이 종종 있다.

 

머릿속에서는 명확한 문장을 떠올렸지만, 손가락이 따라가지 못해 “이게 뭐야?”라며 한숨 쉬는 경험은 누구나 익숙할 것이다. 이런 사소한 불편이 언제쯤 사라질까 늘 궁금했다.

 

그러던 중 뉴럴링크의 최신 발표를 접하며,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는 기술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날이 머지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설렘이 밀려왔다.

 

뉴럴링크는 단순히 오타를 줄이는 도구를 넘어, 인간의 사고와 행동, 나아가 자아의 한계를 재정의할 잠재력을 품고 있다.
 
뉴럴링크의 창립자와 역사
뉴럴링크는 인간의 뇌를 디지털 세계와 연결하려는 야심 찬 비전을 품고 2016년에 설립되었다.

 

이 회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 X로 유명한 엘론 머스크(Elon Musk)를 중심으로, 신경과학, 로보틱스, 공학 분야의 전문가들인 맥스 호닥, 벤자민 라포포트, 동진 서, 폴 메롤라, 필립 사베스, 팀 가드너, 팀 핸슨, 바네사 톨로사 등 8명의 공동 창립자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들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통해 신경계 질환을 치료하고, 인간의 인지 능력을 확장하며, 궁극적으로 인공지능(AI)과의 융합을 가능하게 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비전은 인간의 뇌가 디지털 도구와 직접 소통하며, 현재의 생물학적 한계를 초월하는 미래를 상상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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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뉴럴링크는 공식적으로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본사를 두고, 2019년까지 1억 5,800만 달러(머스크의 1억 달러 포함)를 조달하며 90명의 직원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초기에는 “재봉틀 같은” 장치를 개발해 쥐의 뇌에 1,500개의 전극을 삽입, 신호를 읽는 데 성공하며 기술적 가능성을 입증했다.

 

2020년에는 돼지 실험을 통해 무선 데이터 전송을 시연했고, 2023년 5월 미국 FDA로부터 인간 임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이는 뉴럴링크가 실험실을 넘어 실제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뉴럴링크 상용화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했다.

 

현재 뉴럴링크는 텍사스 오스틴 근처에 새로운 제조 및 사무 공간을 계획하며 확장 중이며, 기술 개발과 대규모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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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럴링크의 지배 구조
뉴럴링크는 사기업으로, 엘론 머스크가 주요 주주이자 CEO로서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주도한다. 머스크는 기술 개발의 방향을 설정하고, 자금 조달 및 공개 발표를 통해 뉴럴링크의 가시성을 높인다.

 

그의 리더십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서 보여준 수직 통합 철학과 유사하다. 뉴럴링크는 전극, 칩, 수술 로봇, 소프트웨어를 모두 자체 개발하며, 외부 의존도를 최소화한다.

 

이는 빠른 혁신과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하지만, 독립적인 감독 부족으로 논란을 낳기도 한다.

 

초기 공동 창립자 중 일부는 회사를 떠났으며, 현재는 머스크와 Shivon Zilis 같은 핵심 임원이 운영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뉴럴링크는 내부 윤리 위원회나 상세한 지배 구조 공개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동물 실험 과정에서 투명성 부족과 윤리적 문제로 논란이 제기되었다. 예를 들어, 2018~2022년 동물 실험 중 원숭이 사망 사례가 외부 단체에 의해 문제 제기된 바 있다. 그럼에도 뉴럴링크는 FDA와 긴밀히 협력하며 규제 승인을 받고,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삼아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뉴럴링크 상용화 : 임상 시험과 사용자 경험
뉴럴링크는 2025년 6월 기준, 미국, 캐나다, 영국, UAE에서 Telepathy 제품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총 7명의 참가자(척수 손상 4명,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ALS) 3명)가 N1 임플란트를 이식받아, 주당 평균 50시간, 최대 100시간 이상 BCI를 사용하며 삶의 질을 크게 개선했다.

 

이들은 집에서 독립적으로 장치를 활용해 컴퓨터를 조작하고, 게임을 즐기며, 일상 활동을 되찾았다.

 

첫 참가자인 Noland Arbaugh는 2024년 1월 이식 후 첫날 세계 기록 수준의 커서 제어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는 MacBook Pro를 생각만으로 조작하며 Mario Kart를 플레이하고, 언어 학습과 수학 공부를 재개했다. 이는 그가 사고로 사지마비가 된 후 불가능했던 활동이었다. 

 

ALS로 말을 잃은 Brad는 뉴럴링크를 통해 공원에서 컴퓨터를 제어하며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그는 기존의 아이 게이즈(eye gaze) 장치가 야외 사용이 어려웠던 한계를 넘어, 가족과 함께 외출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Alex는 척수 손상으로 손글씨를 쓰지 못했지만, 뉴럴링크로 로봇 팔을 제어해 글씨를 쓰고, Call of Duty 같은 복잡한 게임을 즐겼다.

 

RJ는 첫 캘리브레이션에서 15분 만에 7 BPS(초당 비트)를 달성하며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이 사례들은 뉴럴링크가 단순한 기술적 성취를 넘어, 참가자들의 일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뉴럴링크 상용화 미래: 기술적 진보
뉴럴링크의 기술은 뉴런 신호를 읽고 쓰는 N1 임플란트와 S2 칩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N1 임플란트는 모터 피질에 1,024개의 전극을 삽입해 뉴런 신호를 기록하고, 무선으로 외부 기기에 전송한다.

 

새로운 S2 칩은 1,600개 이상의 채널로 전기 자극을 제공하며, 고해상도 기록과 다양한 마이크로 자극을 지원한다. 이 장치는 완전히 보이지 않는 콤팩트한 디자인에 배터리와 안테나를 포함하며, 열 제약을 극복한 충전 시스템을 갖췄다.

수술 로봇 R1은 차세대 모델로 업그레이드되어, 전극 삽입 주기를 17초에서 1.5초로 11배 단축했다.

 

이는 99% 이상의 인구와 호환되며, 50mm 이상 깊이의 뇌 영역에 접근 가능하다.

 

제조 혁신도 두드러진다. 기존 바늘 카트리지 제조는 24시간과 $350이 소요되었지만,

 

인서트 몰딩과 크림핑 기술로 30분과 $15로 줄였다. 머신러닝(ML)은 뉴런 신호의 비정상성(시간에 따른 변동)을 해결하기 위해 고충실도 의도 추정을 개발, RJ의 경우 15분 만에 캘리브레이션을 완료했다.
 
뉴럴링크 상용화 로드맵
뉴럴링크는 두 가지 주요 제품을 개발 중이다.

 

첫째, Telepathy는 신체 움직임을 잃은 이들을 위해 뇌 신호를 읽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제어한다. 현재 모터 피질에서 커서 이동, 게임 플레이, 로봇 팔 제어를 지원하며, 2025년 말에는 음성 피질로 확장해 말하려는 의도를 음성으로 변환할 계획이다.

 

2026년에는 전극 수를 3,000개, 2027년 10,000개, 2028년 25,000개로 늘리고, 다중 임플란트로 복잡한 작업을 수행한다.

둘째, Blindsight는 시각 피질에 전극을 삽입해 시각을 복원한다.

 

카메라로 캡처한 환경 정보를 자극 패턴으로 변환하며, 2026년 첫 참가자를 대상으로 내비게이션 기능을 시험한다.

 

초기 저해상도에서 시작해, 적외선, 자외선 같은 초인간적 시각으로 발전할 계획이다. 또한, 신경 조절 장애, 정신 질환, 신경병성 통증 치료를 위해 변연계 같은 깊은 뇌 영역에 전극을 삽입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뉴럴링크 상용화를 위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뉴럴링크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직관성과 적응성을 강조한다.

 

참가자는 이식 후 스파이크를 시각화하고, 신체 매핑을 통해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캘리브레이션한다.

 

예를 들어, 스크롤 인터페이스는 중력 효과와 속도 피드백을 제공해 부드러운 조작을 가능하게 한다. 사용자가 영화를 보거나 대화 중일 때, 커서를 화면 가장자리에 “주차”해 방해를 최소화한다. 키보드는 텍스트 필드 클릭 시 자동 팝업, 딕테이션, 스와이프를 지원한다.

 

이러한 인터페이스는 Noland와 Brad 같은 참가자의 피드백을 반영해 설계되었으며, 사용자 중심 접근이 뉴럴링크의 강점임을 보여준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기술과 윤리적 고민
뉴럴링크의 발표를 보며, 최근 읽은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가 떠올랐다.

 

이 책은 무의식이 우리의 행동과 사고를 형성한다고 보았지만, 자아를 수동적으로 해석하는 데 머물렀다.

 

반면, 뉴럴링크 상용화는 Telepathy와 Blindsight로 인간의 물리적·인지적 한계를 적극적으로 초월하려 한다. Noland가 생각만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Brad가 공원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단순히 기술적 성취를 넘어, 인간의 자아를 새롭게 정의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Alex가 로봇 팔로 글씨를 쓰고, RJ가 복잡한 게임을 즐기는 장면은 인간의 잠재력이 기술과 결합될 때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는지 느끼게 했다. 이러한 순간들은 가슴 뛰는 설렘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이 기술의 이면에는 디스토피아적 불안감도 존재한다.

 

뇌가 컴퓨터에 지시하는 것을 넘어, 컴퓨터가 뇌의 작동을 유도하거나 조작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뇌 신호의 해킹, 데이터 프라이버시 침해, 자율성 상실은 심각한 위험이다. 뉴럴링크의 동물 실험 논란과 투명성 부족은 이러한 우려를 증폭시킨다.

 

기술이 인류를 위한 도구로 남으려면, 독립적인 윤리 위원회, 투명한 데이터 공유, 엄격한 규제가 병행되어야 한다. 뉴럴링크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동시에, 그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 기술이 열어갈 미래는 흥미롭지만, 윤리적 균형이 필수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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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feat 육아)